본문 바로가기
공황장애

6. 공황장애 맞춤 치료를 찾다.

by 리치리치샐리 2024. 1. 12.

  3주가 지나 다시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됐다.
한결 표정이 밝아지고 생기가 돌아서 진료과장님이 궁금해하셨다.
심장재활운동을 시작하면서 땀을 흘리고 난 후 발전 된 모습을 말씀드렸더니 아주 잘했다고 하셨다.
실제로 공황장애 환자가 심장이 멈출 것 같이 두려워하는 걸 안심시키기 위해 심전도를 달고 하는 운동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고 하셨다. 근데 나는 셀프로 맞춤 치료를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하셨다.
내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고 호전되고 있다고 하시니 너무 좋았다. 신나서 다 나은 것 같았는데 처방약의 용량은 또 그대로였다. 왜냐하면 자주 올라오는 공황증상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뉴프람정, 알프람정 사진

 
여전히 뉴프람정 10mg과 알프람정 0.25mg을 처방해 주셨다.
급할 때 먹는 약은 남아 있어서 더 지어주지는 않으셨는데 좀 아쉬운감이 있었다.
마음처럼 약도 빨리 끊을 수 있는 병이 아니구나..
어머니 친구분처럼 오랜 기간 같이 동반해야 될지 모르는 병일 것 같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 후 공황장애의 맞춤 치료방법은 운동이 맞는 듯해서 더욱 열심히 했다.
병원 가는 주 3회뿐만 아니라 다른 날은 혼자 걷거나 치료사 선생님이 알려 주신 체조를 했고, 아침저녁으로 16층을 올라 다녔다. 체력이 좀 더 좋아지고 난 후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며 운동 범위를 넓혔다. 
운동 후 공황장애 증상은 매일 나타나지 않았다. 지나고 보니 1~2주 간격으로 가끔씩 찾아왔다.
근데 병원에서는 운동량이 많아 그런지 체력 소모가 때문에 공황증상이 종종 나타났다. 그래도 발작까지 가는 건 한 번도 없었다. 
 
나의 하루 일과는 운동과 독서였다.
인터넷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참 많은 책을 읽은 것 같다.
이무석 님이 출간하신 도서들을 몽땅 읽었고, 친구가 추천해 준 책들도 다 읽어 보았다. 그렇게 내 마음을 다져가고 있었다.
운동을 많이 해서 체력이 없을 땐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좋은 글귀가 보이면 따로 적어 두기도 했다.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나의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하며 위로하고 위로받았다.
 
조카가 정신건강 간호학이라는 책을 파일로 보내주었다. 
거기서 사별에 의한 상실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깊은 애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글을 봤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애도할 여유가 없었다. 감정을 덮어 두려고만 했고 가족들도 그 사람 이야기는 절대로 꺼내지 않았다.
간혹 내가 그 사람 이야기로 눈물지을 때는 정적이 흘렀고 서로 눈치만 볼 때도 있었다.
그래 나는 제대로 된 애도를 한 적이 없다... 충분히 슬퍼하고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씩 끌어냈어야 했는데 지나간 시간들이 너무나 아쉬웠다. 그리고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는 것도 참 애석했다.
 
이렇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황장애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내 친구가 겪고 있는 공황장애의 경우는 어릴 때 가정환경 때문에 자신이 불안과 강박을 달고 산다고 했다.
참 똑똑하고 참한 친군데 공황장애로 사회생활까지 힘들어하는 걸 보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우리 가족들은 매일 나 혼자 두지 않았고 적어도 한 명은 집에 있으려고 노력해 줬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어 주셨다.
가까운 곳에 바람도 쐴 수 있게 알아 봐 주고 누구든 쉬는 날이 생기면 기분전환 할 수 있도록 어디든 함께 놀러 다녀줬다. 그리고 조카들의 밝은 에너지가 나에게 큰 힘이 됐다.
매일 기분을 체크해 주고 힘내라고 응원해 줬으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와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공황장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황장애를 극복한 후 8개월  (0) 2024.07.22
5. 공황장애는 운동이 답이다.  (1) 2024.01.11
2. 첫 공황발작을 겪다  (0)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