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황장애

2. 첫 공황발작을 겪다

by 리치리치샐리 2024. 1. 10.

입원을 했다.

입원 중 나의 모습

 
 평소에 병원 근처도 안 갔던 나였는데 하루아침에 심장병과 공황장애가 같이 찾아오니 나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정말 웃겼다.
아픈 사람이란 걸 뇌가 인지를 했는지 몸이 바로 말을 안 들었다.
병원 침대에 내내 누워 있었고, 사람들과 말도 섞지 않았다.
식판을 옮길 힘이 없어서 옆자리 환자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어지러워서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었다.
병원에서는 높은 혈압과 어지러움 때문에 낙상 위험 환자라며 침대에만 있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더 움직이지 않았던 것 같다.
강아지를 넣은 가방을 메고 매일 2시간가량을 걸었던 내가 어떻게 이렇게 힘이 빠질 수 있나 싶었다.
 
올라간 혈압은 잘 내려가지 않아서 계속 약물을 투여했고 하루 종일 링거를 달고 지냈다.
입원 중에도 병에 대한 불안과 긴장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근무 중인 가족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고 일하다 말고 가족이 병실로 뛰어 오는 일이 몇 번 있었다. 
나는 입원하는 동안 며칠이라도 이렇게는 지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심장치료는 의료진에게 맡기자라고 다짐하며 밀려오는 불안과 긴장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근데 예민해서 인지 몸에서 오는 이상 신호 때문인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심장이 쿡쿡 쑤시는 증상은 나를 힘들게 했다.
그렇게 정말 아픈 사람으로 변하고 있었다.
병원 스케줄에 맞춰 검사를 받고 치료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틀이 지난 후 나는 관상동맥조영술을 받기로 결정이 났다.
막힌 혈관이 있을지 몰라 직접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혈관이 막힌 경우 바로 심장스탠드 시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아직 젊은데.. 그동안 내 몸을 돌보지 않고 살았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퇴원하면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새롭게 살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일단은 심장시술이란 말이 너무 무서웠다.
나를 잡아 삼킬 것 같은 극도의 공포 때문에 병원에서도 계속 누워만 지냈고 초조함에 다리를 가만히 두기가 어려웠다.
떨기도 하고 폈다 구부렸다 안절부절못했다.
급기야 첫 공황발작이 왔다.
다리부터 피가 안 통해서 저린 느낌을 심하게 받았고, 하지에서 상지까지 그 느낌이 순식간에 올라왔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와서 감당할 수 없었다. 나중에는 턱과 얼굴광대 머리정수리까지 전신 저림 증상으로 발작이 일어났고 많은 의료진이 와서 의논 후 진정제를 주사했던 것 같다.
심전도도 계속 체크하고 나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했으나 나는 엄청난 심적인 고통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진정제 투여 후 좀 나아졌는데 심적인 불안감은 빨리 사라지지 않아서 협진요청으로 정신과 과장님이 병실로 오셨다.
공황장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고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과 심호흡하는 법, 그리고 명상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다.
위로가 됐고 든든했다.
그때 당시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내가 무가치한 사람이라 생각되었는데 공황장애에 대해 알고 난 후 더 이상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는 날이 되었다.
가족 모두 병원으로 와서 시술실 앞을 지켜줬다.
부분 마취라 모든 상황이 다 보이고 시술하는 소리가 들려서 무서웠지만 이것 또한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다독이며 격려했다.
검사는 30분 정도 소요되었고 다행히 심장혈관은 막힌 곳 없이 튼튼하고 괜찮았다. 
눈물이 흘렀다. 앞으로 정말 잘 살아야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관상동맥조영술 후 꽁꽁 묶어 놓은 팔

압박이 심해서 피부생긴 멍
 
 
 

'공황장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황장애를 극복한 후 8개월  (0) 2024.07.22
6. 공황장애 맞춤 치료를 찾다.  (2) 2024.01.12
5. 공황장애는 운동이 답이다.  (1) 2024.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