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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5. 공황장애는 운동이 답이다.

by 리치리치샐리 2024. 1. 11.

공황장애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부터 꼬박꼬박 약도 잘 챙겨 먹고 하루를 즐겁고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했다.
재활운동은 일주일에 3번 월, 수, 금을 갔는데 가족들이 매번 순서를 정해서 따라다니느라 고생을 했다.
한 번은 운동부하평가를 받는 날이었는데 호흡기와 심전도를 달고 걷거나 뛰어야 해서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호흡기 때문에 숨쉬기가 어려웠고 그게 공황장애로 연결되면서 검사가 중단됐다
중간 결과만으로 내 상태를 평가했는데 나이 또래보다 심하게 떨어진 체력, 갈길이 멀다는 재활의학과 과장님의 말씀...
지금 나타나는 증상들로 다시 두려움이 극에 달했다.
나는 건강염려증이 제일 심한 이유였는지 어디 안 좋다, 나쁘다, 그런 말들 때문에 기분이 오락가락할 때가 있었다.
트레드밀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기분이 좋아졌다가 근력 운동할 때 체력이 소진되면 기분이 다시 안 좋아지기도 했다.
상지 근력 운동을 하면 꼭 공황장애 증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갑자기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치료실에 드러누워 버릴 때가 많았다.
 
궁금한 것도 수시로 생기면 담당 치료사 선생님에게 엄청난 질문을 쏟아냈다.
귀찮을 법도 했을 텐데 친절하게 잘 말해줬고, 위로도 해줬으며 가끔 충고도 해 주셨다.
항상 심전도를 달고 운동을 했는데 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모니터가 너무 신경이 쓰였다. 
치료사 선생님은 내가 운동이 끝날 때까지 옆에 있어 주시고 항상 괜찮다고 계속 운동하라고 말해 주셨다.
자가 체조도 가르쳐 주셨는데 브리지 운동과 스쾃 자세 등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동작도 알려 주셨다.
운동을 할 때마다 체력 안배가 되지 않아 공황증상이 왔다 갔다 했고 지속적으로 나를 괴롭혔다.
 

여름에 운동하던 내 발을 찍은 모습

 
병원이라 주로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 오는데 처음엔 그분들 보는 것도 무서웠고, 내 옆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소리에 민감해져서 공황증상이 올라왔다.
최대한 사람이 없는 시간을 알려 주셔서 감사하게도 사람 많은 시간은 피할 수 있었다.
심장재활은 총 36회 정도 보험적용이 된다 해서 그동안은 의무적으로 열심히 다녀보기로 하고 나도 세부계획을 짰다.
일단 첫 과제는 병원을 나 혼자 다녀 보는 것이었다.
 
운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땀을 흘리고 나면 기분도 좋아졌다.
치료사 선생님은 16층에 있는 집까지 걸어 올라가라는 미션을 주셨다. 내 체력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당시엔 황당했는데 병원에서부터 같이 계단 오르는 것을 도와주셨다. 바른 자세도 알려 주셨고 힘들면 쉬거나 난간을 붙잡고 다녀도 된다고 하셨다. 서너 번 선생님과 계단을 오르고 난 후 집에 가서 도전해 보았다.
숨이 턱까지 찼고 심장에 무리가 오는 것 같이 힘들었는데 20분 넘게 걸려서 결국은 성공했다.
그 후 혼자 집 바깥으로 나갈 용기가 생겼다.
새벽에 일어나 생수와 약, 사탕을 챙겨서 나갔다. 
또 주저앉을까 봐 두려웠는데 체력이 생기고 난 후 혼자 다닐만했다.
 
아파트 단지를 두 바퀴 정도 돌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셨다.
그 후 혼자 버스를 타고 병원을 다녀온다고 해서 첫 도전을 했는데 이내 성공했다.
운동이 끝난 후에 어머니가 차를 가지고 오셨지만 다음부턴 혼자 간다고 말씀드렸다.
역시 운동이 답인가?
내 상태가 너무 궁금했다. 나아지고 있는 건 보이는데 공황증상이 순간순간 올라오니 좋아지고 있는 상태가 맞는지 어떤지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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